화가 김원숙의 첫 번째 그림에세이. 저자가 기나긴 타향살이를 하는 동안 하나둘씩 쓰기 시작한 글들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64편의 글이 120여 점의 그림과 어우러져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그림 그리는 일에 대해 화가가 품고 있는 생각과 화가로서의 일상, 그림 주제에 관한 글들이 ‘김원숙’이라는 화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신발을 닦으며 아버지 신발 속에 발을 넣어봤던 기억, 목을 다친 남편이 고개를 들 수 없어 거울을 통해 함께 달을 구경한 일, 아들의 아내가 될 여자에게 느낀 질투라는 당혹스런 감정과 그 감정이 이내 애정으로 바뀌었던 것, 쉰 살이 되었을 때 이탈리아의 한 교회에서 올린 결혼식 같은 이야기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일상에서 일어난 소소한 사건들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이야깃거리나 생각할 거리를 끄집어내어 그림과 함께 보여주기도 한다. 또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겪은 공허함, 전남편과 겪은 갈등,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때의 기억,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까 두려웠던 어느 날 같은 개인적인 부침들이 과장되지 않게 담담한 어조로 펼쳐 공감을 이끌어낸다.